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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 3기 만들자

궁시렁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6. 8. 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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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가 인터뷰에서 청춘불패를 언급했지. 그 때 그 귀여운 막내가, 패왕색이란 소리를 듣고 있으니.


책꽂이에 포토 에세이가 예쁘게 서있다. 아이돌 덕질을 하지도 않던 시절이었는데도, 너무 재밌었다.


한국방송, 요즘 별다른 것 없던데, 청춘불패 3기 하자. 만들자. 걸그룹 홍수다. 좋은 자원 넘치도록 많다. 청춘불패 2기 실패로 오히려 배울 것 많지 않냐? 지금 덕질 열심이라 새로운 청춘불패를 상상하니, 벌써 한 발짝 두 발짝 심쿵이다. 당장 몰라도 언젠가 하리라 장담한다. 지금 하면 더 좋지. 지금 하면 누가 좋을까? 맘껏 궁상 같은 몽상에 마하의 속도로 빠졌다.


맘 착한 언니. 언니의 어깨를 주물러주다가도 은근 속썩이는 둘째, 그리고 어디서나 사랑받을 막내. 7명이면 되겠지. 궁리하고 궁리했는데, 결국 7명이군.


언니부터 누가 좋을까 목록을 준비하기도 전에, 청춘불패를 생각하자마자 떠오른 것은 막내다. 고민 고민하지마. 7명을 채우는데 며칠 걸렸는데, 고민 고민하지마, 막내라면 찰나였다.

흔히 걸그룹마다 막내온탑이 있기 마련이다. 막내지만 리더 같다, 언니 같다고. 하지만 이걸 깨끗하게 부정하는, 말 그대로 그냥 막내가 있다. 오마이걸 아린. 정말 위험한 아이다. 주간아이돌 잠깐 봤을 뿐인데, 너무 귀여워 미치겠더라.


맘 착한 맏언니는 누가 좋을까? 아이들이 힘들 때 잘 끌어주면서, 순발력도 뛰어나야 하는데. 말솜씨까지 좋으면 더 좋고.

처음에 레인보우 지숙이를 떠올렸다. 하지만 가끔 갈등이 있을 때 확 잡을 연배라기엔 살짝 모자라고, 레인보우의 인지도가 아쉽기도 하다. 그 부족한 것을 메울 사람을 생각하니까 걸스데이 소진이 저절로 떠올랐다.


소진이는 허당기도 있고, 친근하기도 한데, 심지어 똑똑하다. 요즘 방송 경험을 제법 쌓으면서 말빨까지 비 온 뒤 죽순처럼 자라는 중이다.

걸스데이 인지도야 굳이 말할 것도 없지만, 정상에 오르는 길이 무척 험했다. 그리고 오래 걸렸다. 그 경험을 가끔씩 동생들한테 전달할 수도 있다. 당연히 방송 소재로 무척 좋다.


레인보우 김지숙. 처음 맏언니로 생각했다. 소진이보다 어리지만, 연예계 생활뿐만 아니라 산전수전 의외의 경험도 잔뜩 가지고 있다. 파워블로거 김지숙. 요리도 잘해요. 사진도 잘 찍어요. 못하는 게 뭘까? 친절하고 만능인 언니 역할로 제격이다. 수시로 언니 동생들의 현장 사진도 찍고.

그럼 누가 지숙일 찍어주지? 아무래도 지숙이는 제자가 필요하다. 이 또한 방송 소재로 좋다.


러블리즈 이미주. 아린이 다음으로 떠올린 청춘이다. 어느 걸그룹 비주얼이 천방지축 이리 몸과 얼굴을 막 쓰냐고. 흔히 비글이라고 하지. 비주얼 비글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적극적인 면도 자주 보여 일마저 열심히 할 것 같다. 단지 제대로 잘 하느냐가 문제지. 아마 막내보다 자주 말썽을 부릴 듯. 나이도 23이라 이제라도 요조숙녀로 변신해야 하는데.


그러나 미주를 능가하는 한 살 언니가 있다. 바로 윤보미. 에이핑크란 브랜드를 고려하지 않아도, 그동안 방송에서 보인 것만 따져도 당당히 방송 초반 1선발이다. 고릴라로 변하기도 하는 강속구 투수 보미가 압박감만 이겨내면 끝까지 에이스를 놓치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더구나 먹성마저 대단해 지숙의 요리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이 눈에 선하다.


두 명의 비글을 보니 황당하고, 우습기도 하다. 에이핑크, 러블리즈. 샤랄라 청순돌이다. 미스터츄와 아츄. 이들과 어쩌면 자꾸만 부딪혀 갈등을 기대하게 만들 마이웨이. 궁리하니 한 명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당연히 피에스타 예지다. (오해하는) 겉모습과 달리 팀에서 언니들의 사랑만 듬뿍 받는 막내다. 언프리티 미친 개만 떠올리면 의아하지만.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면 누군가를 시키기보단 묵묵히 제 할 일 열심히 하는 인물로 보이는데, 팬들 사이에서 은근 말주변이 좋다고 하니까 가끔씩이라도 한 마디씩 촌철살인을 할 수 있다면. 순간 주변 공기를 긴장시키면서 시청자의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들지 않을까! 예지가 막 화내면 아린이는 울 것 같은데.


중간나이 3명이 재미로서 오락 예능에 가장 최적화된 인물 혹은 관계다. 자기들끼리도 지지고 볶겠지만 언니 동생들과 어떻게 부딪히는지가 어쩌면 청춘불패 3기 성공의 열쇠일 지도 모르겠다.


여자친구 은하. 복면가왕 산토리니, 쥬뗌를 부른 포카리스웨트 같은 목소리에 홀딱 반했다. 파워 청순을 내세우는 여자친구에서 동생이 둘이 있어도 언니 같지 않았는데, 단발로 더 예뻐지면서, 동시에 동생 같아졌다. 여자친구라는 걸그룹의 인기에 비해 개개인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대중한테 덜 부각되었다. 선입견과 다른 모습이 판도라의 상자에 남아있지 않을까 오해하면서도, 그리고 오해와 달라도, 자신보다 2년 후배인 절대 막내 아린이와 그릴 시너지만 떠올려도 마구마구 심장이 설렌다. 언니들은 얼마나 둘을 귀여워할까? 막내 둘이 마냥 귀염을 받는 모습을 봐도 팬들은 즐겁지 않을까?


2기의 실패에서 제법 시간이 흘렀다. 그 때 비해 걸그룹의 인구밀도는 숨쉬기도 버겁다. 그만큼 인재들도 많다. 1기, 2기를 생각하는 사람들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걸그룹을 좋아한다면 청춘불패는 타임캡슐마냥 꽁꽁 묻을 소재는 결코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살려, 굳이 시골을 고집하지 않아도 되고, 스마트폰 등의 도구는 시골이라도 다양한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재료로 요리를 하는 것은 작가와 연출의 몫이고, 맛을 내는 것은 7명의 청춘이다. 비록 며칠이라도 몇 시간의 고민이지만 나는 7명의 청춘이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다시 한 번 작가와 연출의 능력이 먼저라고 쳐도.




청춘불패 3기 만들자. 한국방송. 수신료의 가치는 이럴 때 쓰는 거다.


걸스데이 박소진 86

레인보우 김지숙 90

에이핑크 윤보미 93

피에스타 이예지 94

러블리즈 이미주 94

여자친구 정은비 (은하) 97

오마이걸 최예원 (아린)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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