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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살아가야 할 감정이 남아있다.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09. 6. 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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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리 좋은 놈은 아니다.
그렇다고 나쁜 놈도 아니다.
그냥 보통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보통사람이란 말에 수많은 속뜻이 숨겨있다.
그러나 그 속내를 곱씹을 필요는 없다.
정말 나는 보통사람이니까.
좋은 놈도 아니지만 절대 남에게 피해를 줄 생각조차 가지지 않는 놈이니까.

난 눈물이 많다.
보통 사람도 눈물이 많을까?

영화를 보면서,
드라마를 보면서,
소설, 심지어 시를 읽으면서도,
가끔 눈물을 흘린다.

작년 최진실의 죽음에,
올해 노무현의 죽음에,
난 무척 서럽게 며칠이나 울었다.
그들과 난 전혀 만난 적도 없는데,

하지만 나를 위해 운 적은 없다.
아무리 기억을 끄집어내도 없다.
결코 없었다.

그러나 6월,
자꾸만 나 때문에,
못난 나를 자책하면서 눈물이 흐른다.
자꾸만 흘리는 눈물 때문에,
난 남을 위한 눈물이 마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희망일까?
자꾸 포기하고 싶은 맘이 드는 요즘,

잭슨 마이클의 갑작스러운 죽음.

중고등학교 그의 음악은 교실에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다.
난 그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음악은 시디 한 장도 없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러나 가끔씩 라디오에서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난 깜짝 놀라곤 했다.

이렇게 좋았나?

과연 그의 음악에 견줄 만한 미국 노래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싶다.

괜히 눈시울이 붉어진다.
(생소한)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에서 난 희망을 잡았다.

포기할까?
그러나 난 아직 포기할 수 없다.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알고,
나를 위한 눈물이 마르기 전까지는.

난 아직 살아가야 할 감정이 남아있다.
지금은 울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내 웃음소리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들려주고 싶다.
큰 소리로 들려주고 싶다.
귀청이 나갈 만큼,

난 아직 살아가야 할 감정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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