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지개를 봤다.
아마 몇십 년 만인가? 그러나 어제처럼 커다란 무지개를 본 적은 없었다.
찔금 소나기, 그리고 여우비가 내리는 중에 본 무지개는 왼쪽은 색이 진했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옅어졌다.
무지개 하면 떠오르는 노래는, 들을 때마다 눈물이 왈칵, 그러나 어제 본 무지개는, 잠깐이나마 추억을 찾으며 들뜨게 만들었다. 하지만 금세 차분해졌다.
무지개를 보고서, 조금 더 오래 발갛게 달뜬 얼굴을 가질 순 없는 걸까?
나이 때문은 아닐 거야. 이렇게라도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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