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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 문승현

횡설수설 취미/샘이 깊은 노래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09. 6. 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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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구름 솜구름 탐스러운 애기구름

짧은 샤쓰 짧은 치마 뜨거운 여름

소금땀 비지땀 흐르고 또 흘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저 하늘엔 별들이 밤새 빛나고

 

찬바람 소슬바람 산너머 부는 바람

간밤에 편지 한장 적어 실어 보내고

낙엽은 떨어지고 쌓이고 또 쌓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

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공장엔 작업등이 밤새 비추고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노래를 찾는 사람들 - 노래를 찾는 사람들 2 (1989)




미싱이 돌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바늘이 한 땀 한 땀 심장을 박고 있다.


잠들기 전 찬 물에 빨래를 끝낸 셔츠. 밤부터 새벽까지 빨랫줄에 매달리다 아직도 벌겋게 부푼 손에 떨어진다.


채 마르지 않은 셔츠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재봉틀이 달그락거릴 때마다 땀에 흠뻑 젖어버린다.

미싱이 돌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바늘이 한 철 한 철 심장을 박고 있다.

미싱은 잘도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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