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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우 -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학고재

횡설수설 취미/책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4. 5. 2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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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학고재 -  개정판 2쇄 1995년 8월 30일




최순우의 유고집인 최순우 전집에서 가려뽑아 우리 것을 사랑한 작가의 맘을 간절하게 담았고, 흑백사진이 오히려 오래된 감정을 진하게 만들었다.


죽을 때까지 우리 것, 한국미를 사랑한 최순우가 오랜 시간 몸과 맘으로 체득한, 지식보단 지혜같은 깨달음을 담담하게 글로 새겼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국보와 보물뿐만 아니라 무심코 넘어갔던 작은 부분과 흔하지 않은데 흔한 줄 오해하는, 그래서 외면했던 것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


다만 석굴암 본존상 등의 경우에서 찾을 수 있듯 글들의 수준이 고르지 못하고, 지은이가 한자어 시대에 살아서 그런지 사랑방에서나 쓰던 말이 너무 자주 사용되어 이해의 흐름이 수시로 끊기는 점은 꼬집고 싶다. 사전에서도 몇 번이나 뒤척여야 단어의 번역(?)이 끝난다는 것은 어쩜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의 버릇이자 권위라 생각해 무작정 반박하긴 그렇다. 이것은 물론 눈에 보이는 자그마한 흠일 뿐이다. 책이 전하는 본질을 지은이나 나나 둘 다 한결같이 이해하니까. 그가 한국미를 사랑하고, 그렇게 우리 또한 사랑하게 만드는데 무리가 없다.



이 책을 산 게 거의 20년 전이다. 최근 흑백이었던 사진이 칼라로 바뀌었다. 흑백사진에 대한 감상을 첫머리에 말했지만 역시 온전한 색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좋기 마련이다. 특히 도자기와 그림을 설명한 글에서 도드라진다. 칼라 사진만큼 종이의 질이 매끄럽게 변했다. 개인적이지만 종이 질은 예전 게 손으로 만지는 감이 좋았다. 다만 칼라 사진의 해상도를 위해서라면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글에 실린 힘은 그대로이고, 사진은 칼라로 바뀌었으니 굳이 책값이 비싸졌다고 헌책을 고집하지 말기 바란다.

앞서 단점으로 언급한 한자어는 새로 개정판을 내도 바뀔 턱이 없지만 일부 전문 용어에 대해서 주석을 달기도 했다. 비록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조금이나마 읽는데 편해졌다는 것을 무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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