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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러나 위유? 그리고?

쿨쿨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4. 2. 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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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성공이 가져다 준 망상이었나. 위는 정말 독특하고 혁신적이었다. 새로운 발상으로 엄청난 성공을 이뤘지만 솔직히 그 신선한 시도에 걸맞은 게임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그마저도 품질이 낮았다. 발상만 신선했을 뿐이다. 물론 앞으로 10년 후라면 그런 방식에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올 수도 있다. 굉장한 마리오 64나 젤다의 전설 - 때의 오카리나 같은 작품이.


망상을 낳은 성공은 마치 쓰나미 전의 고요와도 같았다. 그리고 밀려온 위유. 위와 비슷한 성능의 게임기를 7년이나 지난 시점에 이름만 바꾼 채 내놨다. 그마저도 건성으로 유만 톡 붙인 채로. 실제로 바뀐 거라곤 위모트 대신 위유 패드뿐이다.

위모트를 통해 손과 발, 온 몸을 써서 조작할 수 있는 재미를 선사했던 닌텐도는 소비자의 근력이 불끈 솟아난 줄 오해한 것일까! 패널의 화질은 스마트폰보다 떨어지고, 무겁기만 한 패드를 위모트의 후계자로 선택했다. 어리석은 소비자라면 당연히 조삼모사에 쉽게 속아 넘어갈 거라고 믿은 닌텐도를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교활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속셈은 후자에 손을 가리키고 싶다.


게임기의 두뇌와 심장을 무시하고 액정 패드만 홍보하는 닌텐도의 방향을 어떻게 말할까?

이렇게 예를 들면 억지인가! 텔레비젼 회사들이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칼라 텔레비전이 나왔다. 단 채널을 돌리는 방식은 여전히 로터리다. 대부분 업체는 예전 (흑백) 가격으로 칼라 텔레비전을 파는데 열심이다. 그런데 유독 한 회사가 혀를 차며 경쟁사들을 무시한다. 로터리라니 무슨 가당치 않은 짓거리인가? 리모컨을 선보였다. 단 텔레비전은 흑백이다. 소비자의 선택은 어디로 갈까?


누군가 세가의 전철을 이야기한다. 세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선택을 했고, 그 결과는 현재까진 제법 만족스러운 편이다.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세가의 선택은 인수 합병의 먹이가 되는 것이었다. 닌텐도 역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올바른 선택을 할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먹이가 되는 입장은 결코 아니다. 닌텐도는 세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프랜차이즈와 돈을 가지고 있는 회사니까. 어차피 인수합병이라고 해도 살 능력이 있는 회사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뿐이다.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고집만 키운 채 계속 잘못된 행동만 하던 닌텐도가 주변의 수많은 훈수에 대해 짜증을 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내지 않겠다. 위유 이후 닌텐도가 처음으로 한 옳은 선택이자 행동이다. 스마트폰의 게임은 개발자에게 돈을 가져다 뒀지만 그 품질은 게임기의 그것과 비교하는 것조차 우습다. 즉 자신의 가치를 풍덩 낮출 이유는 없다. 다만 스마트폰을 눈앞에서 없는 척 할 순 없다. 스마트폰은 적이 아닌 아군이다. 그리고 더 나은 행동은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제작이다.


닌텐도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나? 스마트폰의 성공은 선점 효과로 애플과 삼성만이 단맛을 물씬 느낄 뿐이지 만들기 어려운 하드웨어가 결코 아니다.

게임기로 키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능력을 스마트폰에 쏟으면 된다. 모자란 부분은 벤처 등을 인수 합병한다. 삼성과 애플과는 다른 스마트폰. 닌텐도가 내세울 수 있는 게임의 기능으로 소구하는, 기존 3DS 후속작으로 개발을 한다면 새로운 블루오션을 확보할 수 있다. 닌텐도가 내세우는 고품질의 게임뿐만 아니라 가벼운 게임들도 받아들이면 구글플레이처럼 수익의 일정부분마저 초마다 담을 수 있다.


게임기는 해마다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해마다, 심지어 3개월마다 쓰고 버리는 제품이라 (기업입장에서) 노다지다. 스마트폰 이전 삼성전자의 수익을 기억하라. 3DS를 소비자가 3개월마다, 적어도 6개월마다 산다고 생각하자. 왜 닌텐도는 이런 기회를 선택하지 않을까? 하드웨어에 운영체제, 소프트웨어까지 갖고 있으면서. (물론 이렇게 접근한다면 빚을 내서라도 닌텐도 주식을 사라. 지금 올랐어도 최소 10배는 오를 테니까.)




만약 내가 애플이나 구글의 최고 책임자 (혹은 이건희)라면 솔직히 닌텐도를 잡아먹을 궁리를 했을 거다.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야 특허권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폰과 게임기의 결합을 이끌 수 있다는 면에서 닌텐도보다 나은 대상이 어디 있나? 물론 닌텐도가 피인수 대상이 되리라고 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토요타와 함께 쪽발이들의 자존심이니까. 우리에게 삼성전자와 포스코와 같은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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