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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겨울의 기억 중에,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8. 12. 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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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도 넘는 날씨가 며칠 째다. 바람마저 불면서 체감 온도는 더 서늘하다. 방구석에서 한해를 떠나보내며 겨울의 기억을 떠올리니, 아프기만 하다.


아픈 기억 말고, 겨울, 뭐가 떠오르지? 잡담이나 수다를 맘껏 떨고 싶다.


영화부터 생각나네.


8월의 크리스마스


하드마저 금세 녹아버리는 8월 한여름뿐인데도, 왜, 갑자기……, 추위가 가시려나? 돌멩이 대신 눈뭉치를 던진다. 어디로 던질까? 또는 누구한테 던질까?


러브레터


누구나 아는 일본어로 메아리처럼 대꾸하고 싶다. 사랑이 아파도, 겨울이 추워도, 다시 사랑이 올 거야, 다시 봄이 올 거야.


노래라,


푸른 하늘의 '겨울 바다'가 떠올랐다. 여기선 공원을 올라가야 바다가 보이지만, 전에 살던 동네는 옥상에서도 보였다.


겨울 바다는 노래처럼 쓸쓸하지도 허탈하지도 않았다. 옥상에서 보던 그 바다는 내게 소리까지 들리진 않았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에이모스 토리의 'Winter'는 가사 하나도 모르지만 차가운 피아노 소리에 더해 그의 음색 때문 더 춥고 더 춥고 더 추웠다.


좋아하는 시들 중에 겨울이 많이 있네.


김춘수의 '처용 단장 1-4'의 구절을 바로 떠올렸다.


눈보다도 먼저

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


겨울이니까 그래도 어울리지. 만약 이랬다면 웃겼을 거다. '비보다도 먼저 여름에 눈이 오고 있었다.'라면.


조정권의 '산정묘지'에서,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빛난다. 그러나 얼음은 겨울이 저물면 빛날 수 없다. 녹아버릴 테니까. 하지만 가장 높이 있으니까 내려오지 않는 이상 계속 빛나겠지. 묘지니까 결국 (산정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연안부두, 21번 부표, 겨울 바다.


정채봉의 '오세암'


훌훌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를 보면서 누가 이런 말을 할까? 연기는 눈에서 금세 사라질 뿐인데, 어쩌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한텐 그 연기가 영원히 보일지도 모르겠다.


"저 연기 좀 붙들어 줘요. 저 연기 좀 붙들어 줘요……."


겨울은 역시 춥네. 마냥 기분 좋은 겨울은 없을까?


에이프릴 - Snowman


눈사람을 꽉 껴안자. 맘껏 껴안아도 춥지 않고 오히려 희망이 생긴다. 에이프릴의 'Snowman'을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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