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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리메이크

궁시렁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4. 2. 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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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를 무차별적으로 리메이크 하더니 결국 이 놈을 건드리게 되었다. '결혼 못하는 남자'와 함께 일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여기는 내 입장에서 언젠가 할 거라 생각했다. 만화적 표현이 넘쳐나는 이 작품을 과연 어떻게 시청자에게 내놓을까?

방향 혹은 의도는 아마 슈트레제만을 연기할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정해질 듯싶다. 그의 역활을 일드처럼 웃기게 생긴 배우가 연기한다면 (일드에서 흔히 보는) 과장된 표현을 많이 사용할 텐데, 다만 이 방법은 대한민국에선 실패 확률이 높긴 하다. 반대로 꽃중년이라면 기존 드라마와 별다른 차별점을 가지지 못할 지도, 시청률에서 성공 확률은 전자보다 높을 수도 있지만 시청자가 늘 접했던 드라마의 모습으로 비춘다면 오히려 더 참혹한 실패를 당할 수도 있다.


원작인 일본 드라마에서 주목도가 높았던 음악은 베토벤의 교향곡 7번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베토벤의 음악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사랑받지만 7번 교향곡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리메이크를 하면서 쉽게 차별점을 둘 수 있는 것은 바로 음악 자체다. 똑같은 음악을 결코 선택하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니, 어떤 음악을 제작진이나 작가가 고를까?


베토벤의 인기를 고려한다면 그의 작품을 외면할 수 없고, 교향곡으로 좁히면 결국 5번, 6번, 9번이다. 하지만 5번은 웬만한 대중가요보다 알려졌고, 9번은 연말이면 '나 홀로 집에'처럼 방송되지만 대다수에게 외면 받는 작품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는 6번이 오히려 선택받기 유리한 입장이 아닐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야 워낙 알려졌고, 누구나 사랑하는 곡이지만 역시 리메이크니 다른 피아노 협주곡이나 피아노에 견줄 수 있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찾아야 한다. 만약 교향곡을 베토벤으로 고집한다면 (라흐마니노프와 같은 나라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일 수도 있고, 바이올린이라면 멘델스존이나 부르흐의 협주곡이 우선 떠오른다.


11부로 끝난 일드와 달리 우리 드라마는 길고 느리니까 더 많은 곡이 들어갈 테고 그만큼 음악의 비중은 양과 질에서 리메이크의 흥행에 커다란 반응물로 작용할 듯싶다.


'꽃보다 남자' 말곤 일드를 리메이크해서 성공을 거둔 적은 없다. 어차피 그 만화는 세상 어디에나 흔한 신데렐라 이야기라 애초에 거부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리메이크의 실패는 각본의 허술함이 가장 컸는데, 이번 리메이크는 만화적 표현 방법이 결코 사랑받지 못하는 대한민국이라 어느 때보다 담벼락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도전에 시청자가 열광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훌쩍 넘을지도 모르겠다.


일본판 노다메 칸타빌레는 아직 연재중인 만화를 드라마로 옮긴 거지만 현재 만화는 완결된 지 한참 지났다. 즉 (일드에서 애초 보여줄 수 없었던) 이야기를 더 많이 담을 수 있어 일본에서 속편을 만든다면 오히려 그 이후 내용에 대해 우리 것이 원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단지 리메이크만이 아닌 좀 더 새로운 시도를 보여 나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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