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본 백석 시집> - 문학동네 - 고형진 엮음 - 1판 7쇄 2009년 9월 17일
하나뿐인 시집 '사슴'과 1948년까지 잡지에 낸 시의 전부를 현대 맞춤법에 맞췄다. 시인의 의도가 강한 방언과 고어는 손을 대지 않아 원본의 손상을 최소화하려 애썼지만 한자까지 한글로 바꾸는 수고를 감행했다. 다행스럽게 원본도 함께 실었으니 외면하지 말고 꼭 읽어 시인이 전하는 바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백석 시의 아름다움을 전할 많은 시집이 있다. 시선집으로 처음 백석을 접했는데 낯선 아름다움만큼 방언과 고어 때문 이해하는데 늘 어려움이 따랐다. 심지어 내가 가진 낡은 사전은 뭉텅뭉텅 빠진 단어도 수두룩해 독해조차 어려움이 많았다. 이 책은 친절하게 방언과 고어에 대한 풀이가 딸려있어 시를 이해하는데 원치 않는 공백을 줄여준다. 다시 말하지만 원본도 함께 실렸다.
대학 시절만 해도 백석이란 시인을 전혀 몰랐다. 월북 납북이라 해도 정지용이야 노래로 널리 알려졌고, 임화는 카프 활동의 부산물로 접했다. 하지만 우연히 집어든 시선집에서 시인을 알게 되면서 그의 시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서투르게 감동했다. 뒤늦게라도 중고교 시절 XX로 기록된 시인을 이리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고 요즘 아이들에겐 축복이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겉모습에 열중하고 있는 요즘 시를 따질 때 백석 시는 더욱 가치가 있다. 아마 달력을 벗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래된 그의 시는 더욱 진하게 성큼성큼 다가올 거라 장담한다. 그 접근을 꺼리지 않으면 우리말의 아름다움 그 절정 중 하나를 기쁘게 간직한 채 소중히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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