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채연이는 혼자라는 공간과 시간을 갖고 싶을까? 한참 어린 여자 연예인들이 얼마나 힘들지 그들의 가벼운 수다에서 무겁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난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은 없다. 내가 굳이 남자를 좋아할 이유도 없고, 하지만 '인생술집'에서만큼 신동엽이 꽤 고맙더라.
채연이 술잔이 비었다고, 성소가 자작한다고 비록 농처럼 재미를 살린 말이라도 은근 아이들을 걱정하는 맘을 느꼈다. 그리고 팬들이 보낸 사연 중 채연이가 뽑은 고민에 대해 신동엽이 "결국 사회란 잘 들어주고 리액션 잘 하는 사람을 찾는다."라고 말했는데 이걸 채연이를 비롯 아이들은 늘 곱씹고 곱씹어야 한다.
혼술이야 다이아 친구들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그럴 수 있다 치자. 아직 어린 아이돌이 맘대로 사람들과 만날 수도 없으니까.
전에 술보다 혼자 여행 하는 것에 대해서 빠로서 불안하단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술도 마찬가지다. 이러다 채연이 좋아하는 음료수(?)에서 소주가 딸기 라떼를 넘어설 것 같다. 딸기 라떼야
한철인데, 술은 일 년 열두 달이잖아.
그리고 혼밥? 혼밥도 불편하지 않다? 그 또래에서 혼밥이란 엄청나게 어색하잖아. 혹시 혼자라는 시간, 공간을 원하기 때문에 대리만족하는 걸까? 이번에 새로 합류한 아이 중에서 솜이는 미성년자니까, 주은이가 조금이라도 술을 좋아해 함께 마시길 바라고 바란다.
2주 동안 사랑스러운 얼굴을 맘껏 봐 연출한테 너무 고맙더라. 챈이가 햇수로 2년이다. 직업으로 선택했으니까 점점 더 어렵고 힘든 일이 자주 생기겠지.
고마운 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 서신애의 편지가 유독 생각났다. 그 편지에서 아역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긴 시간 고민한 흔적을 느꼈다. 나는 스무 살 때 철없는 대학생이었는데, 정말 요즘 아이들은 굳이 연예인이 아니라도 너무 힘들게 살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기성세대는 그 힘든 것을 인정하지 않거나 과소평가, 혹은 외면한다. 벌써부터 혼술, 혼밥의 선택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상은 혼자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혼술, 혼밥보다 둘이서, 셋이서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 조금 더 사랑스럽겠지. 정채연! 챈이 그릴 인연은 손을 잡고 아름답게 만들어지길 바란다.
마지막 엔딩곡. 솔빈이 속한 라붐의 '상상더하기'는 연출의 기막힌 선곡이다.
노랫말을 더듬으며 아이들의 미래를 꿈꾼다. 정말 이리 좋은 곡을 소수만 알고 있다니. 걸그룹을 알게 되면서 접한 이 노래가 멜론 100위 안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니.
좋은 노래를 사람들이 늘 듣는 세상이 오면, 그 세상은 괜찮다고 할 수 있으려나? 독재 정권에도 좋은 노래는 많았는데, 어쩌면 그 때보다 더 어렵고 힘든 세상인데 좋은 노래가 보이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다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다가 딱 어울린다.
좋은 노래를 들으려면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 시간을 가질 여유조차 없다. 결국 팬덤이 크거나 인지도가 높은 팀의 노래를 듣기 마련인데, 괜스레 4차 산업 혁명 등을 빗대 과장하면, 로봇이 제시한 노래만 듣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아마 음악만큼은 대중을 파블로프의 개처럼 길들여졌다고 말해도 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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