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일기 - 하덕규
새벽공기를 가르며 날으는 새들의 날개죽지 위에 첫차를 타고 일터로 가는 인부들의 힘센 팔뚝 위에 광장을 차고 오르는 비둘기들의 높은 노래위에 바람 속을 달려 나가는 저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피곤한 얼굴로 돌아오는 나그네의 저 지친 어깨위에 시장어귀에 엄마 품에서 잠든 아가의 마른 이마위에 공원길에서 돌아오시는 내 아버지의 주름진 황혼위에 아무도 없는 땅에 홀로 서있는 친구의 굳센 미소위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수없이 밟고 지나는 길에 자라는 민들레 잎사귀에 가고 오지 않는 아름다움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소녀의 겨울밤차 유리창에도 끝도 없이 흘러만 가는 저 사람들의 고독한 뒷모습에 '사-랑-해요!..
횡설수설 취미/샘이 깊은 노래
2009. 4. 6.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