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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5. 6. 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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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이란 말만큼 쓰잘데기 없고 허탈하고 허무한 욕마저 흘리는 단어가 있을까?


만약 광개토대왕이 그냥 경주를 점령했다면?


만약 위화도 회군이 없었다면?


만약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죽지 않았다면?


만약 대원군이 미국에게 개방을 했더라면?


만약 이승만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만약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핵폭탄을 떨어트렸다면?


결국 이런 것은 가상 소설이나 쓰면서 자위할 수밖에 없다. 다만 조선이란 나라를 아무리 비루하다고 욕해도 결국 한글이란 존재가 그 모든 것을 누른다.


만약 한글이 없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무거운 것은 벗어버리고 시시콜콜 가벼운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만약?


만약? 산울림의 연주와 노래 실력이 헨드릭스 지미, 부르포드 빌, 파스트리오수 자코, 전인권처럼 할 수 있었다면?


만약? 헨드릭스 지미가 여태 살았다면?


만약? 잭슨 마이클이 백인이었다면?


만약? 히치콕 알프레드가 금발만 고집하지 않았다면?


만약? 조용필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태어나 음악을 했다면?


만약? 둘리가 일본이나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만약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는 새 온 몸에 빼곡히 문신으로 채워졌을 지도 모르겠다. 외면했을까? 이제 그놈의 만약을 털어버리자. 미련과 만약이란 검버섯을 내 얼굴에서 떼어내자.


세상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만약이란 미련을 제대로 떨쳐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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