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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와 까

쿨쿨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08. 10. 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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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에 다음 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이리로 옮긴다.

옮겼으니 거기선 삭제해야지.

 

굳이 옮기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옮겼다.

뭐 변명이라면 최근 올리려는 글이 자꾸만 미뤄져 비슷한 의도를 가진 이것부터 편하게.

당연히 본문은 그때에 비해 조금이 아니라 꽤 많이 고쳐졌다.

그런 것 같다.




나는 소시팬이다.

소녀시대가 아이돌이다 보니 인터넷에서 난생 처음 접하는 게 많았다.

그 중 호기심으로 기웃거릴수록 즐거운 경험에 자주 웃었지만, 그만큼 찌푸린 적도 많았다.


새롭다고 해야 하나?

난생 처음 들어본 욕설에 당황했고, 그 강도에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더구나 그걸 뱉어내는 아이들이 대개 초중생이란 사실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괜히 안티들의 생각을 기웃거릴 필요 있나, 그냥 소녀시대만 좋아하자 이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결심하고 돌아다닌 인터넷 세상.

그 중 무척 기분좋게 날 땡기는 말이 보였다.

바로 '빠'와 '까'

누군가 '빠'는 오빠부대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더라.
그래서 이 말이 풍기는 어감때문에 싫다고.
난 나름대로 그냥 '빠진다'에서 '빠', '까다'에서 '까' 이렇게 받아들였다.
(꿈보다 해몽이랄까!)

점점 출산율이 낮은 우리네 현실을 보면 이 나라가 걱정된다.
쓰레기 같은 1%만 없애버리면 조금은 나아지려나.

물론 그 미래는 조금은 멀었다고 본다.
(이뤄지면 1등 로또도 제물로 바칠 의지가 있다.)

금방 눈앞에 다가올 재앙을 먼저 걱정하자.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말, 우리글의 오염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그 정도는 공포영화의 절정과도 같다.
(비명소리는 국적을 가리지 않으니까.)

갓난아이처럼 새로 태어나는 우리말은 '로또 1등 당첨'만큼 드물다.
반면 국적불명 외국에서 수입해서 우리말처럼 뻔뻔해지는 말은 '무전유죄 유전무죄'만큼 흔하다.
방송에서마저 심지어 거들고 있으니 뭐라고 야유도 못하겠다.

대표적인 말이 바로 '간지'다
왜말인데도 인터넷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제지받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심지어 우리말인 줄 알더라.
그것도 무척 많이.
(아마 수학여행 온 왜놈들도 그게 한국어인 줄 알까 두려울 정도다.)

비슷한 어감으로 '간지다'는 우리말이지만 '간지'는 외래어도 아닌 외국어다.
방송이면 심의가 있지 않나!
우선 여기서 규제 좀 하자.
제발 '에스컬레이터 두줄 타기'처럼 이 말이라도 쓰지 말자고 운동 좀 했으면 싶다.
뭐 반크도 무시하는 정부니 기대하긴 더더구나 어렵지만서도.

이렇게 암담한 심정으로 늘 울화가 끓던 내게 팬과 안티란 말을 대체한 '빠'와 '까'는 무조건 반가웠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런 말 자주 만들어줬으면 그런 맘뿐이다.

인터넷이 가진 기능 중 대표적인 게 개방성이다.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되는데, 문화가 높고, 의식 수준이 높을수록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이다.
그러나 그것이 부족한 나라나 국민에겐 치명적인 트로이의 목마다.
동포인 여진족의 쇠퇴를 잊지 말자.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암담했던 남조 신라와 후조선을 까보자.

우리 것을 내팽개치고, 외래 것만을 떠받들 줄 알던 세상,
그 시간이 지나 우리는 얼마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렸나!
성과 이름을 버리고 나서 얼마나 작아졌나?

그때보다 정보와 기술의 발전속도가 높고 빠르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래의 것만을 수입하고, 제 것을 버린다면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양놈인지, 왜놈일지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뭐 벌써 진행되고 있다고 단언하지만,
거리에서 마주치는 옷이나 간판만 봐도 당연하지 않나.

인터넷이 가진 개방성이 역기능이 아닌 순기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쓸데없이 외국어만 외래어, 그리고 우리말로 위장시키는 짓 좀 하지말자.
제발 갓난 아기처럼 귀여운 우리말 좀 만드는 공간으로 발전하자.

쌈지, 그리고 (뒤늦게) 이상봉.
왜 이런 경우가 예외적인 존재가 되야 하나?
답답하다!

나는 소녀시대빠다.
나는 소시빠다.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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