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 ★★★★★
연출 : ★★★★★
연기 : ★★★★★
인물 : ★★★★★
몰입 : ★★★★★
박수 : ★★★★★
방송 : 2004.11.12 -2005.11.04 (총 232회)
각본 : 유남경 외 4명
연출 : 최성범 외 4명
주연 : 예지원, 김지영, 오윤아
가물거린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안개처럼 뿌옇다가 어느 하나 이야기가 떠오르면 마치 줄줄이 끌려오는 오징어처럼 즐겁고 행복했던 이야기들이 안개를 다 지워버린 채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물론 꼼꼼하게 세밀한 장면이 기억나진 않는다.
꽤 오랜 시간 방영된 드라마라 무수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하나하나 즐겁고 기분좋다. 거침없는 매력을 주는 것은 예지원이 연기한 최미자란 중심인물뿐만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이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스스로 사건을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즐거움을 주는, 나머지 인물은 그것에 휩쓸리고. 액자처럼 또 다른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고. 이런 공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무수한 에피소드의 밀도가 한결같이 균일하면서 높은 것은 기적과도 같다. 이런 드라마를 일주일에 5편씩 볼 수 있다니. 가혹한 제작 환경이지만 시청자에겐 복이다.
예지원의 연기는 눈부셨다. 이 드라마에서 예지원의 연기는 기존 것과 비교하면 이질적이다. 그리고 다른 배우? 앳된 신인 지현우, 그때 갓 가수였나? 김정민은 당시 인기가 아주 많은 가수였다. 장동직은 지금도 그리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가 아니다. 오윤아 역시 서투른 배우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맡은 역할은 드라마가 마치 생활로 비쳐졌고, 생활이 다시 드라마로 옮겨진 자연스러움이 배어나왔다.
연기, 시나리오의 눈부심만큼 돋보이는 것은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모두가 개성을 갖고 있다. 다양한 인간 군상으로 행복한 시트콤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니. 기적이야, 기적이야, 기적이다. 아무리 성공한 시트콤이라도 대개 소극장 무대마냥 한두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만 다루는데 방송국, 미자네, 지영과 윤아네, 술집등으로 제법 다양한 곳에서 일상을 보인다. 시트콤만의 특징이랄 비좁은 인간관계를 목격하지 않아 더욱 좋다.
이보다 나은 시트콤을 난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변하지 않을 거다. 유일하게 견줄 수 있는 것은 '친구들'뿐이다. 10년이란 긴 시간동안 여러 명의 작가와 연출진이 일주일에 한편씩 만들어낸 '친구들'과 달리 이렇게 고른 완성도를 일주일에 5편씩 만들었다는 것은 몇 번을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기적이다. 미국 드라마 한 편을 고르라면 '친구들'인 것처럼 우리 드라마를 고르라면 당연히 이 작품이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
잡담 한 토막)
SD로 촬영한 것이니까 블루레이 몇 장이면 모든 회차 가능하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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