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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소녀 - 비밀이야

궁시렁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6. 8. 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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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프로듀서로 부푼 기대는 당연히 아이오아이 첫 앨범에서 가장 높았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결과야 '드림걸스'에 대한 실망감뿐이다. 하지만 인지도, 팬덤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느꼈다. 이런 노래로.


아이오아이 첫 앨범에서 '벚꽃이 지면', '똑 똑 똑'을 좋아한다.


왜냐고? 왜 타이틀이 아니냐고?


난 아이들에 대한 빠심이 넘칠 뿐이지, 노래에 대해선 아니거든. 그냥 저 두 노래가 타이틀보다 훨씬 좋아.


하지만 타이틀이 아닌 이유로 음원 성적은 '드림걸스'보다 처참했다. 그러나 한참 시간이 지나 누군가 우연히 듣는다면, 아마 '벚꽃이 지면'이 '드림걸스'보다 사랑받을 거라 자신한다.

멜론이 아닌 다른 곳에서 현재 음원 순위를 보면 살짝이나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이돌 덕질을 미약하게나마 하면서 걸그룹의 노래를 하나둘 듣거나 보기 시작했다.

작년에 나온 러블리즈의 '아츄'를 우연히 듣다가 러블리즈 덕질마저 하게 되었다.


사랑해. 러블리즈.


라붐의 '상상더하기', 오마이걸의 '윈디 데이'. 특히 '윈디 데이'는 올해 내가 들은 노래 중 단연 최고다. 그러나 성적은 그저 그런 수준.


인지도, 팬덤의 응원과 지지. (간접적이던, 직접적이던) 그로 인해 좋은 노래를 놓치거나 외면하는 대중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정치판의 졸을 보는 것만 같다. 뭐 저번 선거는 의외의 결과였지만, 그래도 맹목적인 지역주의는 여전하다.

우리 학교 출신, 우리 지역 출신. (나 역시 러블리즈 노래에 먼저 꽂혀 좋아하게 되었는데, 고향 사람이 셋이나 되니 더 좋아지더라.) 이렇게 선을 긋고, 단지 선이 아닌 벽까지 세워 그 너머를 보지 않으니 실제로 제 편이 누군지도 모른다. 누가 자기를 위하는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음악이야 무조건 좋은 노래를 듣는 게 최선 아닌가? '벚꽃이 지면'은 좋은데, 누군가에게 이거 대박 좋아 라면서 자신 있게 추천할 수준은 아니다. 그냥 좋은 노래일 뿐이다. 이후 다이아와 구구단에선 안타깝게도 전혀 (좋은 노래도) 없었는데,


우주소녀?

우주소녀!!!



우주소녀. 가장 기대하지 않았는데. 회사의 힘인가? 이리 좋은 노래를 만들다니.


뮤직 비디오를 보자마자 난 헤벌레.

와 노래 좋다.


그리고 어제 엠카로 안무까지 보면서 육두문자 나왔다.

안무가에게 경의를.

뮤직 비디오의 세상을 춤으로 이렇게 잘 표현하다니.


휘황찬란한 꾸밈말로 도배하고 싶다.


이런 노래를 다운받아야지.

그러나 현실은? 멜론 안녕?


오늘 뮤뱅까지 보면서 확신이 들었다. 이 노래 너무 좋다. 안무까지 보면 미치도록 좋다. 안녕 하면서 나만 알고 싶지 않다. 착하게 살고 싶다.



좋은 노래를 찾아서 들을 수 없는 바쁜 대중이,

멜론 실시간 차트에 없는데 굳이 100위 아래를 일도 없고,

손가락 아프게 검색어에 '우주소녀', '우주소녀 비밀이야'를 또박또박 새기지도 않겠지.


하지만 우연히 이 글을 읽었다면, 그 사람에게, 누군지도 모를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좋은 노래 많은 사람이 알수록 이 험한 세상, 헬조선에서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기운을 북돋울 수 있잖아.


우주소녀가 부른 '비밀이야'는 욕먹을 각오하지 않고 자신 있게 좋다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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