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생태보고서> - 거북이북스 - 초판 11쇄 2010년 08월 25일
초판1쇄가 2005년이니 5년만에 11쇄라, 꽤 잘 팔린다고 해야 하나. 비록 한국의 출판시장, 특히 우리만화 시장이 작다고 하더라도 이정도면 사람들에게 제법 궁상이 먹혔다고 해야 하나.
만화 본편이 끝나고, 만화 속 등장인물의 원형인 친구들을 작가가 소개하는데, 별다른 괴리감을 가질 수 없었다. 누가 화를 낼까?
끄트머리에 마치 뒷이야기처럼 여러 가지 잡담을 하는데 이 말이 목구멍의 가시처럼 자꾸만 걸린다. 궁상수준의 가난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방식일 뿐이다라고, 희망을 품고 미래를 그리며 궁상을 떨며 참아낼 수 있다. 하지만 궁상을 떠는 것마저 행복이라고 거울을 보며 웃어야 하나? 세상이 너무 무섭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러나 희망을 포기할 순 없겠지.
종이질과 색감 모두 뛰어나다. 흑백이 아닌 색깔을 온전히 살리면서도 이런 종이질이란. 더구나 가격이 9800원이다. 요즘 애장판으로 나오는 책들이 권당 이정도 가격인 걸 보면 (작품의 질을 논외로 하고서) 거저란 느낌마저 든다. 물론 이 작품의 질 또한 우수하다. 그러니 이만큼 책이 팔리겠지. 본편이 시작되기 전에 작가의 말과 경향신문 기자의 추천의 말 (이 작품은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다.)과 끝나고서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을 설명하는데 이것을 놓치지 말자. 그것은 본편과 연결된, 단지 그림이 없을 뿐 그대로 습지생태보고서의 한 장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요즘 애장판이 이 책과 같은 종이질과 제본만 따른다면 뜯어질까 조마조마 그럴 일도 없을 거다. 최근 새 판으로 나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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