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워진 발걸음이 힘에 겨워
회색빛 하늘만 바라보았어
키 작은 하늘엔 잿빛 구름
비라도 내릴듯해
고개 숙인 가로등에 비를 보듯
보이는 사랑만 했는지 몰라
어깨에 떨어진 빗물처럼
느낄 수도 있잖아
그대만은 나를 영원히
지켜 주리라 믿었는데
이렇게 날 떠나갈 수 있는 건
함께한 사랑은 없었던 거야
하지만 남겨진 가슴 가득 고인
그대의 눈빛은 그대로인데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이 남아
그대를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장혜진 - Whiteism (1993)
왜 하늘은 키가 작을까? 저 하늘을 바라보는 내가 작아서, 아니면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랑 때문에.
잿빛 구름이 무거운 발걸음을 누른다. 키 작은 하늘이라고 매달리지 말자. 하늘은 아무리 키가 작아도 잡을 수 없다. 빗물이 보여도, 빗물에 젖어도. 잡힐듯하지만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그대와 같다.
더 이상 가슴 속에 키 작은 하늘을 안고서 못다 한 사랑만 가로등의 불빛으로 추억하지 말자. 비는 그칠 거야. 해가 비출 테고, 웅크린 몸을 일으켜 가슴에 가득 고였던 그 보였던 사랑을 떨치자. 키 작은 하늘로 살아가는 것은 그대의 사랑이었던, 그의 선택이 맞다는 사실을 수군대며 확인시켜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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