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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듣고 바로 기억할 목소리의 배우 - 일본

왁자지껄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3. 5. 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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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예로 들면 김하늘이나 하지원, 토다 에리카같은 울림을 좋아한다. 여성스럽고 차분한 파장이라고 할까. 배우를 좋아하니까 목소리마저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을 그리 좋아해도 무심코 목소리만 듣고선 바로 알아챌 순 없다.


특히 일본 애니를 보면 이거 늘 같은 사람이 성우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그게 그 목소리다. 아마 일본어의 지극히 단순한 발성 구조가 만들어낸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우리네 목소리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 역시 지구상 모든 발음을 거의 완벽하게 말할 수 있는 발성 구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소집단, 즉 배우로 한정 지어 볼까. 생소한 작품에서 등을 돌린 채 배우들의 연기만 듣고 있다고 할 때 누가 말하고 있군 하고 쉽게 골라내기 어려운 게 우리 배우라면, 특이하게도 시디가 튀는 것처럼 일본 배우는 오히려 알아채기 쉬운 경우가 꽤 된다.


왜 그럴까? 아래 예가 나름 궁리한 의견이다.


2개의 상자 안에 구슬 1000개씩 담아있다.


우리말이라고 적힌 상자엔 (형용사의 다양성처럼) 붉은 색에서 노란 색으로 그라데이션한 구슬이 담아있다. 여기서 특정 색상을 골라내는 것은 무척 어렵다. 분홍색이든 주황색이든, 심지어 파란색이 끼어있어도.


일본말 상자 안에 담긴 구슬 중 990개는 오로지 빨간 색이다. 남은 10개는 분홍색이다.


여러 배우들의 목소리가 합창처럼 울려 퍼지는 상황에 쉽게 누구인지 구별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진 분홍색 구슬을 골랐다.




1. 이시하라 사토미


이런 목소리? 뭐라고 해야 하나. 음색, 음질, 아무튼 결단코 들어본 적이 없는 목소리다. 앞으로도 결코 없을 듯. 목소리만 들으면 얼굴에 대해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막상 마주치면 의외의 결과다. 너무나 예뻐서 당황할 정도다. 그래서 다른 선입견이 생겨버렸다. 이런 목소리는 미인일 거야!


H2 너와 있던 날들, 간호사 아오이, 영능력자 오다기리 쿄코의 거짓, 불닥터, 리치맨 푸어우먼




2. 요시타카 유리코


그가 맡은 역은 의외로 별난 인물이 많은 편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인물을 더 유별나게 만든다. 고음이면서도 계속 음이 위로 올라가는데 직접 귀로 듣게 될 상황이라면 귀찮아서 뿌리치고 싶을 거다. 물론 얼굴을 보는 순간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심정이 행동으로 나온다. 이해한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예쁜 얼굴을 가진 배우는 많지만 특이한 목소리를 가진 예쁜 배우는 적으니 강점일 수 있지만 확실히 좋아할 목소리는 아니다.


내가 연애 못하는 이유, 하얀 봄, 두부자매, 갈릴레오 2기




3. 키타무라 소이치로


춤추는 대수사선의 완간서장. 말투인지 본래 음색인지 모르지만 뭔가 막힌듯한 어눌함이 바로 이 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본래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봤지만 그리 관심가던 작품이 아니라 제대로 접한 경우는 라이어게임이다. 언제나 한결같은 말투라 바로 이 사람이다 하고 떠올리게 된다. 아마 일본에서 성대모사하기 좋은 배우가 아닐까. 주현이나 오지명처럼.


춤추는 대수사선, 비기너




4. 후카다 쿄코


변하지 않는다고 구박받는 연기력처럼 나이를 먹어도 목소리 역시 그대로다. 하지만 역할의 성격에 더 없이 잘 어울리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가난해도 캔디, 부자라도 캔디인 배역에 결국 주름이 생기지 않는 목소리는 당연히 장점이 되었다.


전업주부탐정, 부호형사, 행복해지고 싶어, 빵빵녀와 절벽녀




5. 코니시 마나미


천생 조선 중기 양가집 규수의 목소리라고 할까. 낮은 저음에 빠르게 발음할 수 없는 한계가 들려 그에게 배역에 제한을 줄 정도다. 시끄럽고 분주한 역할은 아무래도 뭔가 어색할 뿐이다.


판도라 1기, 스텝파더 스텝, 오렌지 데이즈




6. 카미카와 타카야


우선 울림이 크다. 동시에 사내치곤 고음이다. 이게 어울리면서 그만의 음색을 만들었다. 웅변하는 투의 음색이라 낮은 소리로 말할 때 분명하게 전달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래서 조금은 들뜬 배역에 잘 어울린다. 유류수사도 그렇고, 케이조쿠 2 스펙에서도.


유류수사, 아름다운 그대에게 1기, 스텝파더 스텝




7. 사사키 쿠라노스케


발음이 나오는데 쇳가루가 깔려있어 걸리적거리는 목소리다. 앞서 코니시 마나미처럼 빠른 말로 요란스럽게 떠들면 (듣는 내가) 거북하다.


연애니트, 반장, 날씨 언니




8. 오오와다 신야


일드에 익숙해지기도 전 이시하라 사토미 주연의 퍼즐에서 한 번 목소리 듣고서 바로 기억 당해버렸다. 삭제도 할 수 없다. 포맷해도 소용없다.


GM 춤춰라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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