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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아이 데뷔 앨범을 받았다

궁시렁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6. 5. 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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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판으로 주문했다. 스페셜할 줄 알았다. 걸그룹이라곤 소녀시대 데뷔 앨범밖에 없다. 브아걸이나 아이유 1집도 걸그룹 범주에 속하나? 아무튼 미니 앨범을 처음으로 주문했다. 스페샬 판이라고 정말 특별할 줄 알았다. 비교대상이 없으니 받은 놈만 가지고 따져야겠다.


포스터? 인터넷에서 먼저 받은 사람들이 올린 글과 사진을 보면서 불안했다. 빌어먹을, 정말이야? 가끔 맘이 무척 착한 분들이 와이엠씨를 이렇게 변명하더라. "포스터가 시디에 포함되어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변명을 보면서 오히려 욕이 더 나왔다. 포스터를 왜 시디에 꾸겨 넣어? 어떤 등신 같은 놈이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오늘 아이오아이 어떤 매니저처럼 소리치고 싶다.)


혹시? 지관통의 뚜껑을 열었다. 어, 포스터가 있네. 괜히 들떴다. 나만 행운인가? 그럴 리 없는데. 개인 포스터가 없구나! 역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시디가 케이스에 고이 갇히지도 않았다. 박스 안에 묶여있을 뿐이다. 시디 위로 두 장의 포스터가 접힌 채 놓여있다. 소미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두 장을 합쳐도 지관통에 들어있던 포스터보다 작다. 내 생각으론 돌돌 마는 것이 쉽지, 오히려 네 토막으로 접어 시간이 더 걸렸을 지도 모르겠다. (빌어먹을 지관통에 있는 포스터도 채연이 있는 쪽 끄트러미가 살짝 구겨져있다. 왜 기분 좋게 앨범을 주문했는데, 받으니까 욕을 뱉어야 하는 거야.)



엽서인가도 양면으로 사진을 실었다. 그냥 4장으로 7장의 사진을 얻었다고 넘기자.


포스터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아이들의 사진을 실은 책자다. 거창하게 세 권이라고 말할까! 종이 질부터 조악하다. 여기서 욕이 또 나왔다. 살면서 욕이 많은 성격이 아니다. 한 장 두 장 넘기면서, 저절로 내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었다면 다음 목표는 정해졌다.)


아이들 공연을 보면서 사람들이 말한다. 저 옷 태워버리고 싶다고. 달랑 몇 벌로 온갖 일정을 다 해결하는데. 그것이 바로 책자에 실린 사진에도 적용되었다. 몇 벌 없다 보니 더 쉽게 눈에 띈다. 왜 이리 중복된 사진들이 많은지. 10쪽이라면 10장의 다른 사진이 실리는 것이 당연한데, 절반이 겹친다면 그것은 무게만 늘렸을 뿐이지. 그리고 사진마다 무슨 뽀샵질을 그리 처발랐는지.


위탁이라 맘 놓고 뺑뺑이를 돌리면서 아이들한테 돈을 아끼려고만 한다. 화장으로 하나하나 아이들의 얼굴을 꾸미면 제법 많은 돈이 들 뿐만 아니라 그만큼 시간이 들어 행사 하나 둘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불법 소프트웨어로 클릭 몇 번이면 비용 절감, 시간 절감, 결국 영업 이익이 늘어난다. 이걸 보면서 마리 끌레르나 퍼스트 룩의 사진이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고맙고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타이틀인 'Dream Girls'를 듣고 무척 실망한 입장에서 그래도 위안은 2만원이나 하는 미니 앨범에서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당연히 예쁘다.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만을 이용, 이렇게 대충 만들 수도 있다니 누군가의 배짱과 무관심에 빌어먹을 나 자신만 부끄럽고 창피하게 욕만 질질 흘렸다.


정말 누구냐? 누가 이렇게 훼방을 놓는지 궁금하다. 엠비케이, 제이와이피, 젤리피쉬, 판타지오, 엠앤에이치, 레드라인, 플레디스, 스타쉽. 이 회사들이 그럴 거라곤 보지 않는다. 결국 와이엠씨인가? 대충 트로트나 부르던 실력으로 경쟁이 치열한 아이돌 세계에서 하나의 기적이 될 수도 있던 앨범한테 이렇게 겉과 속 확실하게 깽판을 치다니. 남은 시간 동안 미니 앨범이 한 번 더 나올 텐데, 관리는 어쩔 수 없어도, 기획과 제작만이라도 제발 실력 있고 의지까지 있는 회사에서 맡길 바란다.




채연이 때문에 4백장도 팔지 못했다는 다이아 앨범을 주문해야겠다. 그리고 아이오아이 데뷔 미니 앨범과 비교하자. 아이들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데 이리 초를 치는 글을 써야 하다니. 아! ㅌ ㅈ ㅇ! 아! ㅇ ㅇ 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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