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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의 특징

궁시렁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3. 9. 2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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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장


과장된 연기. 과장된 연출. 과장된 편집. 정극을 접하기 전까지 이 배우가 연기를 잘 하는지 도통 짐작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일본내에선 확실히 통용되고 있다.

우리 드라마는 의도적으로 무거우려 애쓴다면, 일본 드라마는 일부러 가벼우려 힘을 쏟는다. 몇 나라의 드라마밖에 보지 못해 단정하기 어렵지만 일본만의 드라마 제작 방법이라고 짐작하고 싶다.


2. 원작이 따로 있다.


일부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를 빼곤 대개 원작이 따로 있다. 특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앞서 말한 과장이란 특징을 더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순수 창작한 대본이 부족하다는 것은 단점이지만 장르의 다양성을 계속 확보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3. 웬 놈의 아이돌이 이리 넘쳐나나?


한류를 노린 드라마에 남녀 아이돌이 주조연급으로 출연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남자 주인공을 맡는 남자 아이돌이 넘쳐난다. 심지어 기무라 타쿠야도 아이돌이라더군.


4. 장르는 다양하나 결국 눈속임이다.


대사보단 행동, 혹은 표정으로 전하는 게 많을수록 몰입도가 높아지는데, 일본 드라마는 대사라기보단 연설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 더구나 그 연설은 상대 배우보단 시청자에게 강력하게 웅변한다. 그래서 일본 드라마는 장르가 다양하지만 드라마가 끝나면 교장 선생님의 훈시가 돼버린다. 우리 드라마가 연애물로 끝나는 것처럼, 일본 드라마는 결국 웅변 혹은 연설문으로 마친다.


5. 스페셜 드라마와 극장판 영화 제작은 인기의 척도인가?


인기를 얻었다고 하면 스페셜 드라마와 극장판으로 직행한다. 그것도 매우 급하게, 누가 쫒아오는 것처럼. 갑작스레 기획하다보니 결과는 대개 처참하다. 용두사미면 좋으려만, 미꾸라지도 아닌 경우가 흔하다.


6. 주연만 하진 않는다.


주연급 배우로 성공작이 많은데도 - 기무라 타쿠야를 제외하면 - 조연으로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수시로 제작되는 단막극에도 주조연으로 출연하는 것을 보면서 장르의 다양성보다 어떤 면에서 더 부러웠다.


7. 중견 연기자의 주연 작품이 많다.


나보다 어린 줄 알았던 연기자가 실제론 5살 정도 많은 걸 보고 놀랐고, 그 나이 대에 주연을 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워낙 드라마를 엄청 찍어내니까 라고 수긍하기에 황금시간대를 차지하는 경우도 꽤 된다. 부러울 뿐이다. 다만 이 경우엔 거의 남자 배우다. 역시 여자에겐 어쩔 수 없나 보다.


8. 다작.


제작 환경은 우리보다 훨씬 좋다. 미니 시리즈라야 우리보단 대개 20분 정도 짧은데다 횟수도 절반 정도다. 그렇다해도 한해 두세 개 이상 작품에 주연 혹은 주조연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흔해빠졌다. 60년대 우리 영화배우를 보는 것만 같다.




기무라 타쿠야.


기무라 타쿠야가, 나오냐? 안 나오냐?


일본 드라마를 한 마디로 하면 이 배우의 이름으로 정의할 수 있다. 거의 20년을 맨 꼭대기에 군림할 수 있는 그의 능력보다 솔직히 그에게 맹목적인 쪽바리의 근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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