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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 깊은 노래?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09. 2. 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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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없다면?


참 끔찍한 가정이다.


경제가 힘들다. 대외 여건과 국내 환율 문제 등으로 내가 가진 펀드, 주식, 연금 다 울상이다. 이렇게 힘들어도 나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뭐 경제뿐이랴? 애꿎은 쥐새끼들 때문 예전보다 더 미움이란 감정이 크게 자리 잡았어도 노래를 흥얼거린다. 음치 주제에.


노래말고 위안 받을 것은 참 많다. 드라마, 영화, 게임.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장치가 필요하다. 돈도 필요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제 목소리로 부를 수 있고, 그 곁에서 편하게 제 귀로 들을 수 있는 노래. 그런데 요즘 외국어와 외래어로 오염되는 현실을 보면 아쉽고 안타깝고 성마저 난다.


좋은 노래, 거기에 가사까지 좋으면 노래에 흠뻑 빠져든다. 가사가 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뱉으면 기분마저 후련해지고 마치 무대 위에서 환호를 받는 것만 같다. 결국 이런 노래가 10년이 지나고 더한 세월이 흘러도 길모퉁이, 공원 가로등 아래, 화장실에서 편하게 찾는다. 마치 그림자처럼.


저항을 한다며, 힘없는 이를 대변한다면서, 영어로 수다를 떠는 록과 힙합에, 나는 스스로 귀머거리가 되어 외면하고 무시했다. 답답한 마음에 내가 가진 음반을 하나하나 뒤집어 시간을 보냈다.


후회.


이렇게 좋은 노랫말이,

이렇게 좋은 노랫말이 이리 많을 줄 몰랐다. 무심코 흥얼거리기만 했던 가사, 그러나 그걸 곱씹으면서 사탕처럼 단 맛이 나야 할 텐데 혀가 참 쓰다. 세상은 진화하지만 노래만큼은, 정확히 노랫말만큼은 무조건 옛것이 좋은 현실 때문에, 참말로 혀가 쓰디쓰다.


자기 것을 버리고 남의 것만 탐한다면 결국 등에 칼을 맞기 마련이다.


샘이 깊은 노래? 제 얼굴과 제 몸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하는 노래를 찾고 싶다. 수많은 노래를 다 들을 순 없다. 그래도 내가 찾는 노래 중에서 가끔이나마 대한민국을, 한겨레를, 한글을 미워하지 않아, 오랫동안 한겨레와 한글에게 사랑받길 원한다.


샘이 깊은 노래? 새로운 즐거움이고, 이 즐거움이 앞으로도 자주 생겼으면 하는 소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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