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MBOUT

쿨쿨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09. 3. 16. 13:23

본문

물 넘고 뫼 넘고

비에 젖고 눈에 얼고 바람에 떨고……,

……,

한참 지나야

소들이 사는 조그만 두메 마을이 보였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누렁이나, 반대로 땅의 대부분은 몇 명뿐인 젖소의 것이었다.

젖소의 땅을 빌리거나 혹은 머슴으로 살아온 게 누렁이들의 일상이었다.

누렁이들은 마을을 벗어나 본다란 생각조차 가질 수 없었다.

젖소만 도시를 구경했을 뿐이다.


누렁이들은 하도 자랑하는 젖소에 질려 마을 밖은 어떨까 몹시 궁금해졌다.

그래서 한푼 두푼 돈을 모아 버스를 하나 장만했다.

누렁이든 젖소든 낸 돈은 모두 같았다.

그러나 정작 운전할 소가 없었다.


어느날 왜지에서 한 마리 쥐가 들어왔다.

그 쥐는 소들의 고민을 해결하겠다고 장담했다.

자기는 운전을 할 줄 안다고.


소들은 기뻤다.

그래서 버스를 맡기고 소풍가는 아이들처럼 출발할 날만 기다렸다.


출발 당일.

설레어 몇 명 누렁이는 아침밥도 거른 채 버스 문 앞에 줄을 섰다.

그러나 쥐는 선착순도 무시한 채 젖소만 우선 태웠다.


아직 떠나기엔 이르니까 그런가하고 나머지 소들은 참았다.

그러나 해가 뜬 지 한참 지나도 쥐는 버스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버스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르자 쥐는 창밖으로 최루탄을 던지기 시작했다.


참다 참다 소들이 쥐를 끌어내려고 버스를 막아섰지만 버스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오히려 쥐는 버스로 소들을 들이박았다.

마을 역사상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갑작스레 터졌다.

소들이 다치고 심지어 죽기까지 했다.

소리치며 문을 열라고 해도 젖소 역시 외면했다.

저희들끼리 버스 안 노래방기기로 노래만 부르는 데 열중할 뿐이었다.


황당해 지쳐버린 소들을 외면한 채 버스는 도시로 출발했다.

멍하니 남아있는 소들은 화창한 햇살마저 무거워 일어서지도 못했다.




뒷이야기?


시간이 한참 지나 도시구경을 잔뜩 하고 마을로 돌아온 버스.

버스에서 내린 쥐와 젖소는,


물 넘고 뫼 넘고

비에 젖고 눈에 얼고 바람에 떨고……,

……,

한참 지나야

누렁이만 사는 조그만 두메 마을이 있다.


뒷이야기처럼 그래도 행복하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어리석은 서민들이 똑똑한 부자들의 지갑을 걱정하며 한숨만 쉰다면 불가능하리라.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일본의 애니에 실린 이 장면을 보면서 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2MBOUT


과연 무슨 의도가 있나 그런 맘보단 그냥 속상했다.

내가 뽑지도 않았고, 대통령이라고 인정도 하지 않지만 그래도 속상했다.

국내에서도 조롱거리, 국외에서도 조롱거리.

그때마다 한국인은 힘들어진다.


고향 사람들한테까지 이리 외면 받다니, 그러나 속상해도 동정할 맘은 결코 없다.


눈에 선하다.

혼자 열 내고 있었을 표정이.

그래도 그는 금방 스트레스를 풀어버린다.

오로지 부자들만 기뻐하면 되니까.


Rideback이 애니 제목이던데,

영어에 워낙 쥐약이라 맞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쓰면 되나?

대한민국의 현실을,


Please ride the wealth the poor's back, 2MB.

Please ride the wealth the poor's back, Hannara.


3월 16일.

오늘 (부동산) 부자들이 활짝 웃고 있다.

고용효과라곤 쥐뿔도 없는 부동산 투기를 막을 수단이 또 사라졌으니까.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려나.

아직도 4년이나 남았다.

뱉어낼 한숨조차 무거워진다.

'쿨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5월 23일 오전  (2) 2009.05.23
진화의 끝은?  (0) 2009.03.25
이래서 세상은 살만한가 보다  (0) 2009.02.26
악마  (0) 2009.01.07
막장 드라마의 막장 캐릭터가 판치는 막장 세상  (2) 2009.01.02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