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가 울어서
산울림.
아무도 못 들은
산울림.
까치가 들었다.
산울림.
저 혼자 들었다.
산울림.
<정본 윤동주 전집> - 문학과 지성사 - 초판 6쇄 2009년 1월 9일
까치는 아마 한겨레, 왜구한테 핍박 박는 우리 조상들을 상징할 테지. 뫼와 뫼마다 울리는 산울림. 산울림은 방방곡곡 우리들의 울음소리와 아파하는 소리겠지. 우리 땅에서 우리가 울어서 산울림이다. 그러나 아무도 못 들었다. 아마도 모두가 울고 있어서겠지.
1연은 산울림에만 마침표를 찍지만 2연에서 모든 행마다 마침표가 붙었다. 모두 울음을 그친 것일까 아니면 시인만이 울음을 그친 것일까. 한 명 한 명 울음을 그치고 산울림을 기억하며 일어설 준비를 하는 걸까.
갑자기 떠올랐다.
까치 까치 설날은,
우리 우리 설날은.
내일은 산울림을 들을 수 있다란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면, 까치와 우리 조상의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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