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 들어
집으로 온다.
<정본 윤동주 전집> - 문학과 지성사 - 초판 6쇄 2009년 1월 9일
식민지 시대를 살아온 우리네 할머니의 일상과 그것을 보는 동생의 얼굴이 함께 떠오른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직장인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다만 동생 대신 자녀겠지. 하지만 기다리는 아이는 없다. 아직 학원에서 끝나지 않았거나, 또는 기러기라 먼 나라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해. 햇님. 햇살. 눈으로 볼 수 없어도 그 따스함만 생각해도 기분이 좋다. 해바라기. 노랗게 핀 커다란 꽃을 보면 눈이 환해진다. 그러나 시인의 해바라기는 모순된 감정을 상징한다. 반어법처럼 상황을 전달한다. 해바라기라 해가 뜨자마자 일터로 나갔다는 현실을 떠올릴 때마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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