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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혹은 방송국은 왜 속편 제작을 하지 않나?

왁자지껄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13. 10. 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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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내 개인적인 감정만으로 속편을 만들었으면 좋을 작품을 골랐다.


속편을 간절히 보고 싶다. 제발 링크


반대로 철저히 상업적인 이익을 고려해 제작자나 방송국이라면 반드시 속편을 만들어야 할 작품이 뭐가 있을까 하나씩 적었다.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랐던 작품은 대장금이었다. 그리고 어제 덜컥 문화방송에서 제작 발표를 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며 제작 발표회를 깎아내릴 사람은 없다. 대장금이 거둔 기록이 워낙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이란에서 시청률 90%를 넘긴 (전설이 아닌) 역사를 만들어낸 것은 수많은 장식 중 하나일 뿐인, 아마 지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우리 드라마다.


배우의 이름 말곤 볼 것 없는 한류 드라마가 넘쳐나는 현실에 그나마 괜찮은 몇 개의 작품들이 있다. 하지만 대장금은 괜찮다고 위안 받을 수준이 결코 아니다. 마치 기적과도 같은 이 작품을 그냥 추억으로, 또는 괜히 건드렸다 더럽힐까봐 내버려두기엔 부사를 몇 개나 붙여도 아까운 상품이다.


우리 드라마는 대개 완결에서 속편이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워낙 많아 웬만큼 인기 있어도 속편을 내놓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 중 몇 편이 살아남았어도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끌어오는 우리 드라마 서사 구조 때문에 속편을 기획하면서 끄집어낼 게 없다. 이런 어려움을 대장금은 피할 수 있다. 커다란 보따리 속에서 하나씩 꺼내지는 물건처럼 에피소드를 펼치고, 그 물건들이 하나둘 팔리면서 대장금이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기에선 배움의 단계였다면 2기에선 가르침의 단계로 더욱 자란 모습과 그 위치에 맞는 갈등, 특히 내적인 것을 좀 더 고려할 수 있기에 전혀 속편에 대한 기대가 어색하지 않다.


1. 노다메 칸타빌레 (2006)


지구에선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에선 가장 유명한 일본 드라마가 아닐까.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 뒤이은 이야기가 있으니 속편 각색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그 강렬했던 첫 키스의 기억이 남아있어 당연히 흥행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 이야기의 짜임새보단 등장인물의 성격에 크게 기대는 작품이라 의혹을 이해한다. 그러나 노다메와 치아키의 성장을 보고 싶어 할수록 불안감이 작아지지 않을까 싶다.


전작만큼 흥행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중박만 노려도 상관없다. 부수입이지만 더 짭짤할 수도 있는, 즉 드라마에서 연주할 양악 편집 앨범 판매로 제작비를 당연히 건질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웬만큼 인기가 있어도 속편이 나오는 최근 일본의 제작 행태를 볼 때 아직도 속편을 만들지 않는 것은 배우의 부담감이나 다른 문제가 아니고서야 제작진이 놓칠 변명을 찾기 어렵다.


2. 결혼 못하는 남자 (2006)


이건 내 개인적으로도 속편을 원한다.


등장인물의 성격이 매력 있다. 성격으로 빚어진 갈등 또한 매력있다. 그렇게 성격과 갈등으로 만들어진 화합물인 이야기가 재밌다. 이것을 그대로 확장하자. 혼인해서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면 당연히 새로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만큼 각색의 부담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

(갈등을 일으키는 성격으로) 혼인한 두 사람과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궁금한 것은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떠오른 생각이었다.


제목은 '이혼 못하는 남자'가 좋다.


3. 가정부 미타 (2011)


일본에서 마지막 회 시청률이 40%를 넘어 오랫동안 입에 오르내린 작품이다. 이런 시청률을 만나는 것은 너무나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덜컥 안녕 손을 흔든다면 회사 경영진을 해고해야 한다. 작가나 연출, 배우도 이후 출연한 드라마에서 멈칫하거나 뒤로 주행할 경우가 생기면 이 작품을 꺼낼 수밖에 없다.


마츠시마 나나코의 최근작이 배우 개인에겐 아쉽지만 볼품없었다. 구명 병동 24시란 브랜드에서 감동, 감상 어떤 것도 끄집어낼 수없는 쓰레기였다. 더구나 배우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솔직히 더 늦기 전에 시도를 해볼 만하다.


워낙 높은 기대를 이겨낼 각본의 힘이 가장 중요하지만 주인공의 성격이 워낙 확실하게 잡혀있는데다 미타가 들어갈 불안한 가정이라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널려 있어 오히려 어떤 집으로 할까 알아맞혀 보세요 라며 고민이리라.


4. 친구들 (1994 ~ 2004)


영어 공부 때문 시청한 사람들도 많다. 몇 번이나 새롭게 준비한다는 소문이 돌곤 했다. 당시 인기는 미국을 넘어섰다. 현재 미드를 새롭게 접하는 이들에게도 받아들여질 정도라면 속편 성공의 기대감은 엄청 높다. 물론 실패했을 때의 반작용 때문 쉽게 제작을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명 모가지 날아갈 테니까.)


40 중후반대의 나이라 사회적 지위나 가족에서 변화가 있기 때문에 기존 시트콤을 고집해도 되지만 드라마로 구성을 바꿔 새로운 가족을 보여줘도 되지 않을까? 다시 말하지만 기대감과 부담감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5. 엑스 파일 (1993 ~ 2001)


프린지 같이 비슷한 전제로 엑스 파일의 뒤를 이으려는 작품이 있었지만 쉽게 시들어버렸다. 지구를 헤집은 엑스파일의 열풍은 그렇게 가벼운 불길이었나!


엑스파일의 성공을 원하면서도 차별화를 노려 요란하게 이야기를 꼬여내기만 한 게 결국 시청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변화구보단 직구로 단순하게 승부하면서도 세련된 이야기를 계속 내세울 수 있다면 엑스파일의 이름은 낡게 보이지 않을 거다. 물론 세련되게란 말이 쉽진 않다.


멀더와 스컬리를 다시 봐도 좋겠지만 아무래도 나이와 경력을 고려해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뒹굴거나 놀 짬밥이 있어야겠지. 새로운 얼굴로 멀더와 스컬리의 페르소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스컬리를 이을 배우론 블레델 알렉시스가 했으면 싶다.


좀 더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만 해도 앞서 '친구들'보단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꽤 줄어들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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