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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위클리, 스테이씨

궁시렁

by 흙냄새 밟고 오르다 2021. 6. 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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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네이버 시총 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카카오에 비해 네이버가 굼뜨긴 했어도, 이리될 줄 몰랐다.

 

승승장구 카카오의 신사업에서 의외로 비중뿐만 아니라 중요도까지 높은 게 바로 연예 사업이다. 삼각형으로 그 사업을 나눌 때 웹툰과 웹소설, 그리고 카카오 티브이는 꼭짓점을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남은 하나가 바로 연예 기획사다. 웹툰과 웹소설은 콘텐츠의 근본이고, 카카오 티브이를 포함한 방송은 콘텐츠를 표현한다. 누가 콘텐츠를 표현할 수 있나. 바로 사람이다. 연예 기획사의 존재 이유다.

 

카카오가 가진 여러 연예 레이블 중에서, 걸그룹만 따져보자. 4팀이 있다. 에이핑크, 우주소녀, 그리고 위클리와 스테이씨. 10년 차 에이핑크와 5년 차 우주소녀는 여기서 잠깐 빼고 얘기하련다.

 

예전의 피에스타나 써니힐은 안타깝다. 좋은 노래 꽤 많았지만, 멜론이, 그리고 이어서 카카오가 제대로 지원할 줄 몰랐다. 아이유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성공은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이민수의 공이 절대적이지, 회사의 공은 거의 없다. 그러나 지금의 카카오는 그전과 전혀 다르다.

 

위클리와 스테이씨. 어쩌면 행운이다.

 

(사진 출처는, 위클리 트위터)

 

기획사란 개념도 없던 초창기 에스엠과 디에스피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주식 시장에 상장하면서 업종을 발전시켰다. 뒤를 이어 와이지와 제이와이피의 성공은 흔히 말하는 대형 3사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큰 성공, 특히 해외에서의 성과는 축구에서 메시나 호날두처럼 빅히트란 회사를 따로 신계로 올려놨다. 그리고 대표인 방시혁은 사촌인 넷마블과 협업만이 아니라 기존 기획사와 전혀 다른 확장성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업계에서 부동의 1위였던 에스엠은 최대주주인 이수만이 지분을 판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소문이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방탄소년단만 있던 빅히트가 그란데 아리아나, 비버 저스틴처럼 해외 가수까지 흡수하면서 하이브로 사명을 바꿨다. 연예 업종은 두 번째 물결을 높다랗게 맞이하고 있다. 어쩌면 기존 3사는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기업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전까지 푼돈이라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방탄소년단의 성공, 그리고 한류의 확장은 더 이상 가볍게 볼 수 없는 시장을 키웠고, 그만큼 많은 자본과 기획력이 필요해졌다.

 

카카오, 네이버, 씨제이. 결국 이 3개의 거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하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는 이미 와이지의 대주주다. 씨제이의 스튜디오드래곤과 티빙. 빅히트는 단지 방탄소년단뿐이라 아직까지 모르겠다. 애를 쓰고 있지만, 과연 어떨지 물음표가 많다.

 

다시 카카오의 걸그룹 이야기로 돌아가자.

 

위클리는 아직 국내에서 성적이 한참 모자라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제법 빠르게 팬덤을 늘리고 있다. 곡만 좋으면 되는데, 레이블 직속 선배인 에이핑크 같은 노래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10년 차인데도 '덤더럼' 같은 노래를 부르는데, 다음 앨범에서 과연?

 

(사진 출처는, 스테이씨 트위터)

 

스테이씨의 결과는 의외다. 코딱지만한 회사에서 미니 앨범 2개만으로 대표 걸그룹이 될 줄이야 누가 짐작했을까. 카카오에 흡수된 시기는 5월이다. 4월에 나온 'ASAP'은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고, 국내 팬덤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SO WHAT'이 더 좋아.)

사장이 한창 물이 오른 작곡가라는 것이 이점으로 분명히 작용한다. 블랙아이드필승이면 티아라의 '넘버나인', 트와이스의 'CHEER UP', 'TT', 그리고 에이핑크 '덤더럼'에도 참여했으니까 전성기가 무척 길다. 여전히 리즈다. 스테이씨만이 아니라 에이핑크까지 관여했으니 카카오의 수많은 연예 레이블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카카오가 주목할 수도 있다. 이것은 당연히 스테이씨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카카오톡 하나로 이리 성장하다니. 역시 기획이 있으면 실천해야 한다. 카카오 택시, 카카오 뱅크로 당연히 카카오의 주식 상승을 알면서도, 2년전 팔 수밖에 없던 변명, 아 돌려줘.

 

푸념이 내가 하고 싶던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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