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만 두근두근 기다렸는데, (창밖으로 들리는) 빗소리야? 넌 내 맘 아니! (노망이 들었구나!)
초반 몇 마디라도 채연이의 얼굴과 목소리를 들었으니 참자. 참아.
연습생들이 1위 자리를 노리고 치열한(?) 경쟁이라고 홍보를 해도 솔직히 누가 그것을 가질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않다. 어차피 현장 인기투표이고, 10만 표는 이미 팬덤을 키우는 강자들을 위한 반칙이니까. 온전히 1000표를 다 가져갔다쳐도 10만 표라. 100배란 것은 옵션 만기나 FX 거래에서나 나오는 수익률이니까. 그만큼 비상식적이다.
경쟁을 뚫고 몇 시간동안 선 채 자신이 응원하는 사람을 뽑는 것에 대해 탓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나 역시 내가 응원하는 사람을 뽑았을 테니까. 엄청난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결국 방송으로 보는 입장에서 얼마나 좋은 무대를 연습생들이 만들었는지 편하게 즐기면 된다.
평가곡 중 내가 조금이라도 아는 노래는 세 곡이다.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그리고 빅뱅의 'Monster', 나머지 노래는 전혀 모른다. 결국 어떤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는 노래는 결국 비교를 할 테니까.
김소희, 안예슬, 정은우 - 엑소 'Call Me Baby'
살포시가 아니라 내 맘을 꽉 잡을 정도로 좋았던 단연 최고는 안예슬, 정은우, 김소희 세 사람의 무대다.
편집에서 보이는 성격을 전혀 믿을 수 없다. 수십 년을 겪어도 모르는 게 사람 속이니까. 아무튼 편집에서 김소희는 굳이 메인 보컬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지 않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섰고, 남은 둘이 메인 보컬 경쟁을 했고, 정은우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모두 안정적이라 생각하니까 당연히 무대에 대한 기대치가 무작정 높을 수밖에 없었다.
누구 하나한테 유난히 치우치지 않고 정삼각형 세 개의 꼭짓점처럼 서로를 밀고 당기는 것이 너무 잘 어울려 3인조 걸그룹의 데뷔를 보는 것만 같았다. 도드라지진 않아도 셋이 저마다의 음색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화음에서도 빛이 났다. 아마 같은 기획사 소속이라도 이런 세 명을 모으기도 힘들 텐데, 만약 그렇고 내가 사장이라면 난 당장 걸그룹 데뷔를 고민했을 것이다.
너무 잘하니까 방송 분량에서 손해를 봤다는 기분이 든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안예슬이 11명이 된다면 메인 보컬 감인데 아무래도 오락 예능 담당이 될 것 같다.
강시라, 김연경, 박세희, 성혜민, 황인선 - 박존 & 허각 'My Best'
맘에 든 또 하나의 공연이다. 모두 하위권이라 생소한 노래를 고를 수밖에 없었는데, 절박함이랄까 그것이 직구처럼 심장으로 쏟아졌다.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을 떠올렸다. 강시라를 뺀 나머지의 가창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심지어 강시라마저 음정이 불안한 경우도 있지만 이들의 노래가 오히려 내 맘을 가장 건드려 주책맞게 눈물도 흘렸다.
김태희, 박시연, 이해인, 추예진, 한혜리 - 여자친구 '오늘부터 우리는'
여자친구가 이렇게까지 인기가 솟아오를지 전혀 몰랐다. 방청객의 반응에서도 여자친구가 대세구나 끄덕였다. 보컬만 보이는 것이라 군무는 없지만 소극적인 연출이 좋았다. 특히 한혜리의 목소리가 묘하게 노래와 궁합이 맞다고 해야 하나. 박시연도 음정 불안을 몇 번 나타냈지만 맑은 목소리가 잘 어울렸다. 다만 메인 보컬만 유독 노래와 혼자 겉도는 느낌이랄까. 그것은 결국 메인 보컬임에도 가장 적은 표를 받았다.
연습 장면에서 막내인 박시연의 당찬 면을 봐서 의외였다. 소속사에서 랩을 배우던 아이가 팀 미션에서 노래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 다시 말하지만 개인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착한 독재, 독재자 소리를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겪던 이해인의 움츠러든 모습이 안쓰러웠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만으로 충분히 11명에 들 만한 실력인데. 걱정이다. 다음 무대에서 못 볼 까봐. (에스에스에서 데뷔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그만큼 매력적이니까. 도무지 에스에스는 어떤 회사길래 연습생 3명의 외모가 최상위권인지? 설마 그 회사 연습생은 다 이 정도의 얼굴?)
김나영, 김세정, 오서정, 윤채경 - 자이언티 '양화대교'
현장이나 시청자 모두 가장 기대가 큰 무대일 것이다. 인기투표 1위인 김세정이 센터인데다, 워낙 인기를 끈 노래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최근까지. 더구나 많은 가수가 이 노래를 불렀다.
당연히 현장 투표 1위는 김세정이라고 자신했기 때문에 좀 더 빡빡하게 귀를 기울였다. 그전에 윤채경의 '분량이 많으면 올라가고, 적으면 떨어지겠죠.'란 말은 안쓰러웠다. 프로그램에서 피디는 연출만 아니라 작가이기도 하니까.
무대는 실망스러웠다. 역시 내 선입견이겠지. 자이언티를 비롯 많은 가수의 무대와 듣는 내내 바로 비교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편곡이다. 아무런 특징이 없다고 해야 하나. 세정이도 자신의 감성을 살릴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렇게 믿겠다. 음색만으로 이 노래와 제법 어울릴 김나영 역시 전혀 돋보이지 않았고, 오서정은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윤채경의 불안한 음정이 가장 맘에 닿았다.
강경원, 김민경, 이수민, 이수현, 이진희, 허찬미 - 빅뱅 'Monster'
평범했다. 흔하고 흔하다. 소득은 이수민과 김민경이다. 지난 공연에서 판타지오 메인 보컬인데도 생소한 랩에 도전해 잘 해냈고, 본업에서도 깔끔했다. 판타지오는 춤, 노래와 (랩)에서 이미 충분한 자원을 확보했다. 최유정, 김도연, 이수민은 무척 안정적이라 결국 데뷔하겠지. 그리고 의외로 김민경의 보컬이 매력적이란 것을 이 무대에서 새삼 확인했다.
김주나, 아리요시 리사, 유연정, 윤서형, 조시윤 - 타샤니 '하루 하루'
아마 현장이나 시청자나 '양화대교'와 함께 가장 기다린 무대일 것이다. '양화대교'가 김세정의 인기에 크게 기댔다면, 이번 무대는 유연정과 김주나의 보컬 능력 때문이리라.
역시 엠넷! 한 산에 두 마리 범이 함께 할 수 없는 것처럼 갈등과 소녀의 눈물로 자극적인 편집을 선사했다. 특히 유연정의 이기심을 강조한 모양샌데 시청자가 어떻게 반응할까?
편집과 상관없이 두 마리 범은 제대로 포효했다. 다만 아쉬움은 남은 조원들이 두 사람에 비해 부족하다보니 듀엣 같다는 점인데 어쩔 수 없다 생각한다. 이번 공연에서 느낀 것은 확실히 걸그룹의 구성원, 특히 메인 보컬로 제격은 유연정이다.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현장 결과도 나의 생각을 일부 동의한 것이 아닐까. 김주나에게선 공연 내내 제 옷이 아닌 어색함을 느꼈다. 확실히 솔로에 딱 어울린다.
판타지오 막내 추예진이 떠는 것 같은데 눈을 맞추며 함께 노래한 윤서형이 보기 좋았다.
팀별이 아닌 개인의 보컬에 대한 만족감은, 유연정, 안예슬, 정은우, 김소희 순이다. 1위와 2위를 빼곤 현장의 평가가 내 의견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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